2013 가을학기 스토리텔링 수업
2014.08.16 23:54
자기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있다.
우리들의 숨겨진 이야기에 꽁꽁 숨었던 부끄런 나를 풀어놓으며, 또 우리에게 동화를 읽어주시는 선생님과 함께 책 속 주인공이 되어 모험을 하며 아이 같은 자신들과 만났다.
그 동화들을 읽어가며 이 나이에도 환상하고, 빠르게 퇴행하여 어릴 적 순수 속에서 삶의 진실을 찾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매달림을 보았다.
학교 가는 길에 만나는 사자나 악어처럼 나만의 세계에서 환상하며 그 이야기가 현실적이지 못하기에 말하지 못하고 더욱 은밀한 환상안으로 기어들던 나..
자신의 전능감으로 마법의 돌에게 자신을 바위로 만들어 달라고 소원하는 당나귀가 되어 있는 나..
불안의 세상을 견딜 힘이 없어서 나를 바위처럼 굳혀버리고 오랜 시간을 누군가의 도움을 바랬던 나도 보았다. 그 바위에 갇혀 나는 죽은 듯 살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죽은 것이 아니라 세상을 훔쳐보는 잘 숙련된 나를 만들었음을 찾았다.
‘괴물이 사는 나라’를 읽고 자신안에 괴물로 느껴지는 부분을 묘사했던 수업은 가장 인상적이였다. 내 괴물은 혀가 길게 나오고 온통 회오리처럼 혼란스럽게 출현되는 유령이였다. 눈은 여기저기 달려있어 호시탐탐 두리번거리고 형체를 변화시키며 불현 듯 나타나 혼란스럽게 만드는 괴물이였다.
이것은 내가 괴물로 느끼는 두려움들의 표현이였다.
나는 말로 상처주고 현혹되는 것에 괴물 같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또 수없이 많은 눈으로 나를 지켜보는 주변의 눈들을 두려워한다. 가끔씩 혼란스러울 때마다 정신없이 어지럽게 중심을 잃는 그 자체가 내겐 보고 싶지 않은 괴물이기도 했다.
다른 사람이 괴물로 묘사한 상징들에도 내가 몹시 공감함을 알게 되었다.
형태가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곧 자기 정체성을 강하게 인식하지 못함에서 오는 공허함이 보였다.
삼키지 못하고 씹기만 하는 로봇괴물은 우리들이 삶을 살아가며 부조리한 것들에서 받는 소외감이겠구나 싶어 마음이 찡했다.
무섭지만 눈이 착한 괴물..이것이 우리가 괴물이라고 두려워하지만 내안의 방어적인 나임을 인정하며 화해하고 싶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