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봄학기 충분히 좋은 엄마작업

2014.08.17 00:13

majoong 조회 수: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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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작업하다..작업으로 만나는 엄마는 요란할 줄 알았다.환상에서 걸어 나오는 엄마를 만나야한다.
양갱언니와 홍자언니가 도착하고 이어서 상미언니와 은아씨 그리고 인주언니가 왔다..각자 준비해온 각종재료들을 쏟아내고 커다란 사각테이블에 둘러 앉았다.처음엔 테블이 넉넉해서 욕심껏 B4지를 펼치고 앉았다. 그걸 다 채우려니 막막해져서 후다닥 8절지로 잘라서 다시 했다.ㅎㅎ조금 늦은 주현언니는 거의 완성이 다 되어 있었다.원피스를 파인애플로 꾸민게 인상적이였다.지난번 자화상에서 나왔던 파인애플이 엄마로 연결 지어져서 나왔다.주현언니는 오늘이 무척 중요한 날이라고 했다..하기 싫다고 말할 용기를 내고 도전하려는 언니가 비장해 보였다. 누구의 눈도 의식하지 않고 싶다는 언니의 말이 천개의 눈으로 지켜보는 파인애플에서 자유로워진 느낌이였다.상미언니는 우는 엄마얼굴에 눈물을 뭘로 할까 고민했다..눈물이 꽃이라면? 눈물이 쏟아지는 포도송이라면? 언니는 파란 보석으로 눈물을 붙였다옷을 입히고 목걸이를 부치고 그리고 눈물을 감추시던 선글라스를 주문했다..화려한 옷에 선글라스까지 하니까 눈물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떼어냈다.그러자 그 떼어내 자리에 진짜 예상치않던 눈물자국이 깊게 자리 했다. 그건 진짜 눈물 같았다.보석 목걸이를 단 상미언니의 엄마는 이제는 슬퍼서 우시는거 같지 않았다.눈물을 떼어주던 언니가 참 예뻤다.

홍자언니는 기뻐서 우는 엄마를 그렸다. 아이 손을 잡고 웃는 엄마! 노란튤립이 피고 꽃이 가득해지는 장면이 나타났다. 시간이 부족해서 일찍 나가야해서 마무리를 못하고 갔다. 준비물을 엄청 많이 챙겨 오셨는데 다 쓰지도 못했다.늦게 왔지만 엄마얼굴을 크게 확대시켜왔던 혜진씨는 작업이 빨랐다.만세를 부르는 엄마는 자유로워 보였고 영창 피아노만큼이나 간결하였다..꽃무늬 원피스만 입혀 놓구 사진 찍느라 돌아다녔다. 남의 엄마를 위해 그림조각을 찾아주는데 더 열심이던 모습이 팔 벌려 안아주는 혜진씨 엄마를 연상시켰다.인주언니의 엄마는 참 오랜 시간 고민하며 진행되었다.얼굴을 고를 때도 밥상에 얹을 음식을 고를 때도 그 상을 만들어 다리를 붙일때도 고민의 연속 이였다. 옷을 만들어 날씬한 엄마가 되서 좋다는 해맑던 미소..팔 하나 다리 하나를 위해 끙끙대던 언니가 엄마를 고민하며 잘 고르고 있구나 생각했다.따뜻한 엄마를 위해 엄마가 좋아하던 게 있었냐고 물으니 집을 샀을때 좋아하셨다네.. 밥상 앞에 집은 지을 수 없어서 창문과 큰 화병을 부쳤다. 폭신한 카펫과 엄마 옆에 강아지를 찾다가 없어서 나비 한 마리로 대신하였다. 꽃무늬 앞치마와 한식양식 일식까지 골고루 밥상위에 올리던 언니! 음식에 참 꼼꼼한 집착이 있으시더군요.ㅎㅎ작업중 즐거워 웃는 언니가 참 자연스럽고 좋았다 .

 

엄마를 잘 찾아내는 것도 시기심 차이인가?나는 엄마를 바로 찾을 수가 없었다.환상속의 엄마에게서 등 돌려 돌아서기가 쉽지 않았다.내가 먼저 불러낸 엄마는 환상 안에서 자리 잡았던 신사임당아씨였다. 커다란 안채 안에 기품있게 자리하며 시를 읊고 그림을 그리고 오로지 자식의 성공을 위해 빈틈없이 자신을 가꾸는 여자였다.성공적인엄마가 성공적인 아이를 만든다.나에게 성공은 우월해지고 힘있는 사람이 되는것이였다.홀로 있을 수 있는능력..이건 혼자만의 고독이 아니라 거미줄같은 대상관계 안에서도 홀로 만족할 수 있슴이고 스스로의 자아가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이였다.엄마의 고단한 삶에서도 늘 홀로 자신의 소리에 귀 열고 그것에 단호하고 일관되게 살아오신 강단이 보였다.신사임당의 외적 풍모와 권위는 아니였어도 엄마는 엄마식의 안방을 가꾸고 있었고 질서 있고 정돈된 당신의 삶을 살아내셨다.많은 아이들에게 이불을 덮어주던 엄마..열려진 문뒤로 끊임없이 시간을 챙겨오셨던 그분의 일상이 지금 나에게도 진행되고 있슴이다.